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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S COLUMN

98마일은 하나가 아니다

캠 슐리틀러가 타자의 ‘스윙 결정’을 망가뜨리는 법

H3LUV · support by GPT · 2026-08-29
슐리틀러의 2026년 성장은 구속 상승보다 포심·싱커·커터의 터널링과 구종 배합에 있다. 그는 더 빠른 투수가 된 것이 아니라 타자가 더 많이 틀리게 만드는 투수가 됐다.

8월 28일 양키스타디움. 캠 슐리틀러의 투구 내용은 얼핏 보면 완벽하지 않았다.

보스턴을 상대로 5⅔이닝 2피안타 무실점 8탈삼진. 하지만 볼넷도 5개였다. 102구 중 스트라이크는 63개. 그럼에도 보스턴은 한 점도 만들지 못했고 양키스는 1-0으로 이겼다. 슐리틀러는 시즌 12승째를 거두며 ERA를 2.09까지 낮췄다. 그리고 이날 시즌 200탈삼진을 돌파해 최종적으로 201탈삼진에 도달했다.

그런데 이날 가장 눈에 띈 숫자는 따로 있었다. 99.0mph. 슐리틀러의 포심 평균 구속이었다. 시즌 평균 98.0마일보다 1마일이나 빨랐다.

그러나 슐리틀러가 지난해보다 훨씬 어려운 투수가 된 이유를 단순히 공이 더 빨라졌다고 설명하면 문제가 생긴다. 지난해에도 이미 98마일이었다.

슐리틀러는 루키 시즌이던 2025년에도 포심 평균구속이 약 98마일이었다. 2025년 ERA 2.96, 삼진율 27.6%로 이미 충분히 좋은 투수였다.

2026년에는 단계가 하나 더 올라갔다. 8월 28일 경기 종료 기준 163⅔이닝 201탈삼진, ERA 2.09, WHIP 0.97. 구속이 거의 같은데 결과가 달라졌다.

답은 하나의 패스트볼이 아니라 세 개의 패스트볼에 있다.

2026년 슐리틀러는 포심 44.1%, 커터 25.8%, 싱커 19.9%를 던진다. 세 패스트볼 계열을 합치면 전체 투구의 89.8%다. 오히려 커브 사용량은 9.1%까지 줄었다.

포심은 평균 98.0마일로 위쪽에서 버티고, 싱커는 97.8마일로 암사이드로 움직이며, 커터는 94.7마일로 반대 방향으로 잘린다. 평균 릴리스 높이는 거의 같다.

타자가 공을 보고 스윙 여부를 결정하는 시점까지 세 구종은 상당히 비슷한 궤적을 보인다. 타자가 보는 것은 98마일짜리 빠른 공이 온다는 사실이다. 문제는 어느 98마일인지다.

포심을 생각하면 배트가 위쪽으로 가고, 싱커라면 공은 안쪽으로 파고든다. 싱커를 생각했는데 커터가 오면 반대 방향으로 도망간다. 결국 타자는 어느 패스트볼인지 추측하고 배트를 내야 한다.

진짜 성장 지표는 98마일이 아니라 33.9%의 Chase Rate다. Zone%는 53.2%에서 49.4%로 내려갔지만 Chase%는 28.3%에서 33.9%로 뛰었다. Whiff%도 26.1%에서 28.7%로 상승했다.

보통 유인구는 슬라이더나 스플리터를 떠올리지만 슐리틀러는 패스트볼로 유인한다. 빠른 공 하나를 노리고 배트를 내는 순간 다른 형태의 빠른 공이 배럴을 피해간다. 그의 무기는 단순한 구속이 아니라 의사결정 오류를 만드는 것이다.

포심 사용량은 55.9%에서 44.1%로 줄었지만 포심 Whiff%는 27.9%에서 34.4%로 올랐다. Run Value도 +9에서 +17로 상승했다. 다른 패스트볼이 늘어나면서 오히려 포심 자체가 더 강해졌다.

가장 큰 변화는 싱커다. 지난해 6.1%에서 올해 약 20%로 세 배 가까이 늘었고 암사이드 무브먼트도 커졌다. 포심과 비슷한 속도로 출발하지만 최종 도착점은 전혀 다르다.

커터도 전체 투구의 약 26%를 차지하는 사실상 주력 구종이다. 8월 28일 시즌 200번째 탈삼진도 닉 소가드를 상대로 던진 95.3마일 커터에서 나왔다.

슐리틀러의 200탈삼진 비밀은 더 많은 변화구가 아니었다. 위로 가는 98마일, 팔 쪽으로 가는 98마일, 글러브 쪽으로 가는 95마일로 패스트볼을 세 갈래로 분화한 것이었다.

다만 아직 완성된 투수라고 보기는 어렵다. 보스턴전 5볼넷은 커리어 최다 타이였다. 최근 7경기에서 40⅔이닝 56탈삼진을 잡는 동안 볼넷도 17개를 허용했다.

그래도 Chase% 상승, 포심 헛스윙 증가, 싱커 사용량 확대, 커터 비중 증가와 세 구종의 서로 다른 무브먼트는 모두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슐리틀러는 단순히 더 세게 던지는 투수가 된 것이 아니다. 타자가 어떤 공이라고 판단해야 하는지를 더 어렵게 만드는 투수가 됐다.

캠 슐리틀러의 2026년을 설명하는 가장 중요한 숫자는 101.3마일의 최고구속도, 201개의 탈삼진도 아닐지 모른다. 33.9%의 Chase Rate. 지난해 28.3%였던 숫자다.

그는 더 빠른 투수가 된 것이 아니다. 타자가 더 많이 틀리게 만드는 투수가 됐다. 그리고 어쩌면 현대 야구에서 최고의 구위란 바로 그것일지도 모른다.